大山 김석진선생님의 정유년 신년사

  藏往

(지난 해를 회상하고)

知來

(오는 해를 알아본다)

 

유난히 어수선하고 우울했던 丙申年도 역사 속으로 묻히고 丁酉年을 알리는 첫 닭이 울음을 터트렸다.

참으로 어처구니없고 설마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하는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며 丙申年 한 해 동안 지구촌 곳곳이 혼란스러웠다.

우선 알파고 라는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과 인간의 게임에서 4:1로 인간이 패하는 일이 일어나 기계보다 인간이 우월하다고 믿던 사람들은 아연실색 하였으며, 영국은 유럽연합을 탈퇴하는 결정을 내려 자국민과 세계인들을 당황케 하고, 미국 또한 막말을 일삼고 인종차별 하는 등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 대통령이 되어 사람들을 충격의 도가니로 몰았다.

그렇다면 국내 사정은 어떠했는가. 지진 안전지대라는 우리나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하여 수많은 국민들을 불안에 떨게 하는 일이 있었으며, 대통령의 비선 실세라는 인물들이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을 유린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로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던 망연자실한 한 해였다.

 

사람과 가장 닮았다고 하여 원숭이를 지혜롭고 영특한 동물로 알고 있으나, 고사성어에서 보여지는 원숭이들은 일면 어리석고 탐욕이 가득한 동물이 아닌가 싶다.

‘원숭이가 봄 나무에서 우는 것(猿啼春樹)을 귀신도 알지 못한다(鬼不知)’라고 하더니, 비선 실세들의 국정 농단으로 국민들의 대통령의 퇴진과 하야라는 함성이 매주 전국 곳곳의 광장에서 울려 퍼졌으니, 귀신도 알지 못한다는 원숭이의 울음은 백성의 함성이 아닌가 싶다.

또한 초나라 사람이 원숭이를 목욕시켜 갓을 씌우고(沐後而冠) 그럴싸하게 위장하여 뭇사람들에게 원숭이를 사람이라고 속였으나 이를 의심쩍어 하는 사람들이 원숭이의 갓을 벗기고 옷을 벗겨 보니 사람이 아니라 원숭이가 아닌가! 사람들에 둘러싸인 원숭이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처한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이다. 비록 외관상으로 의관은 번듯하나 생각과 행동이 사람답지 못하여 그 정체가 탄로 난 것이니 작금의 사태에서 보이는 대통령의 모습과 어딘지 모르게 닮아 보인다.

‘어리석은 원숭이 무리가 강물에 비친 달을 잡아 보겠다고 나뭇가지를 잡고 손과 꼬리를 서로 연결하여 달을 잡으려고 하다가 나뭇가지가 부러져 한꺼번에 물에 빠져 죽고 말았다는(원후취월)’고사성어에서도 욕심에 눈이 어두워 자신의 분수를 모르고 날뛰다가 결국은 제 목숨까지 잃게 되는 원숭이의 무리가 현 시대의 권력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한 사람들의 행태와 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년 초에 丙申年 한 해를 두고 괘를 지어 학인들에게 설명을 해 주었었다.

丙申年은 火天大有 卦의 上九 爻가 동한 해이다. 하늘에 해가 떠서 온 천하를 밝게 비추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순 없겠으나 大有卦의 상구효에 이르길 ‘自天祐之라 吉无不利라’ 하였다. 그렇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이다. 스스로 신의와 성실, 원칙을 지켜가면서 순리대로 열심히 바르게, 모든 일을 어렵게 여기고 조심조심하면 하늘이 돕는 것이지 신의를 지키지 않고 순리에 거스른다면 하늘도 저버리는 것이다.

體가 되는 火天大有卦 上九 효가 변효가 되어 용이 되는 雷天大壯 上六 爻에 이르길 ‘羝羊이 觸藩하야 不能退하며 不能遂하야 无攸利니 艱卽吉 하리라’라고 하였다.

본디 양이라는 동물은 힘과 고집이 세고 들이받기를 좋아하는 동물이다. 들이받기를 좋아하는 숫양이 제 힘만 믿고 날뛰다가 울타리를 들이 받아 울타리에 뿔이 걸렸으니 나아가지도 못하고 물러서지도 못하는 참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짐승의 뿔은 머리 위에 달려 있으니 지위가 가장 높음을 상징함이요, 양의 뿔이 둘이니 이는 지도자가 둘인 모양새이다. 대통령과 비선 실세라는 사람이 국정을 좌지우지 하다 일이 어그러진 모습이 양의 뿔이 울타리에 걸려 빼도 박도 못하는 모습과 흡사하다.

 

모든 일을 조심스럽고 어렵게 여겨 자천우지 하여야 하는데 제 힘만 믿고 혈기지용하여 무모하게 행동하다가 곤궁한 처지에 이르렀으니, 현 시국이 바로 大壯의 시국인 것이다.

이처럼 역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밝고 분명하게 우리에게 어지러운 때일수록 어렵게 여기고 두렵게 생각하여 차분히 나아가면 길하다라고 가르쳐 주었으나, 매사에 어두운 사람이 그 뜻을 올바르게 파악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미 다 지난 丙申年을 운운하여 무엇하겠냐마는 사람은 늘 과거를 반추하여 미래를 새로이 계획하여 진일보하여야 마땅하니 丙申年 한 해를 뒤돌아보고 새롭고 희망찬 丁酉年을 맞이 했으면 하는 바램에서 지난 한 해를 되짚어 본 것이다.

丁酉의 丁은 간지(天干地支)로 볼 때 천간 네 번째이고, 酉는 지지 열 번째이다. 이 간지를 합한 丁酉는 60갑자 순서로 보면 서른 네 번째에 해당한다. 丁은 오행으로 火이고 음양으로는 陰이다. 즉 陰火가 되는 것이다.

方所로는 남쪽이고 색깔로는 붉은 색이며 시간으로는 오전 12시이다. 壬과 합하고(丁壬合) 癸와 충하며(丁癸冲),午에 祿이 있고 亥에 貴가 붙는다.

酉는 음양으로는 陰이고 오행으로는 金이며, 방위로는 서쪽이고 시간으로는 오후 여섯 시이다. 천간의 辛金을 안에 감추고 辰과 합하며 卯와 충하고 巳丑과 더불어 삼합을 이루어(巳酉丑 三合) 金局이 된다.

포태법에서는 巳에서 生하고 酉에서 旺하며 亥子丑년에 三災가 들고 丑土에 장사를 지낸다. 火의 극을 받고, 木을 극하며 土의 생을 받고, 水를 생한다.

 

동물로는 닭을 상징하며 丁이 붉은 불이기 때문에 丁酉의 닭은 붉은 닭이 된다(赤癸). 그러니 丁酉年에 태어난 사람은 붉은 닭띠가 되는 셈이고 酉는 가을 8월에 해당하니 괘로는 兌卦가 되며, 태는 正秋라고 하여 닭을 추후자(秋侯子)라고도 한다.

닭은 새벽을 알리기 때문에 촉야(燭夜) 또는 사신(司晨)이라고 하며, 머리에 관을 썼다 하여 대관랑(戴冠郞)이라고도 한다.

닭에는 다섯가지 덕과 다섯가지 기운이 있다고 하니 우선 닭의 五德을 살펴보면, 머리에 벼슬은 문관의 덕이오(頭戴冠者文), 싸울 때 발로 치고 막는 것은 무관의 덕이오(足摶距者武), 적을 만나 물러서지 않고 싸우는 것은 용감한 덕이오(敵在前敢鬪者勇), 모이를 놓고 무리를 불러 다 같이 먹으니 어진 덕이 있으며(見食相告者仁), 새벽을 잊지 않고 꼭 알리니 믿음의 덕이 있다(守夜不失時者信).

서방 金氣를 머금은 닭의 五氣로 말하자면, 벼슬에 뭉친 기는 火氣이고, 발톱에 모인 기는 金氣이고, 뾰족한 부리에 생긴 기는 木氣이고, 날개를 치는 기는 土氣이며, 힘차게 우는 소리는 水氣이다.

 

丁酉年을 괘로 지어보면 천간 네 번째인 丁은 雷卦(☳) 우뢰괘에 해당하고, 지지 酉는 열 번째로 열에서 팔을 제하면 둘이 남아 兌卦(☱) 못괘로 64괘 중 54번째인 雷澤歸妹 卦가 된다. 동효를 구하면 4와 10을 더한 14로 한 괘가 여섯효이니 6으로 제하면(6*2=12) 2가 남아 雷澤歸妹 卦의 九二爻가 동하며, 본괘인 雷澤歸妹 卦의 九二爻가 변하면 重雷震 卦가 되어 지괘는 重雷震 卦이다. 그래서 雷澤歸妹卦 九二爻를 체로 보고 변한 지괘 重雷震 卦 六二爻를 用으로 본다.

雷澤歸妹 卦는 시집가는 괘이다. 본디 여자가 시집을 갈 때는 六禮를 갖춰 가야 하나, 아직 시집을 가서는 안 되는 어린 여자가 그냥 집 밖을 나와 예를 갖추지 않고 남자를 만나는 것이니 정상적인 결혼이 아니라 첩이 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歸妹는 征하면 凶하니 无攸利하니라’ 라고 하였다. 禮를 갖추어 시집을 가야 하는데 그러질 못하니 좋을 것이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九二爻는 陽으로 현명하고 內卦의 中을 얻어 다른 효보다는 조금 나은 처지이니 모든 것을 잘 보고 판단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아는 체 하고 현명한 체 하면 시기를 당한다. 그래서 자신이 편하게 살려면 잘 보이는 것도 소경이 보듯이 안보인 척 행동하라는 것이다[眇能視]. 보여도 안 보이는 척 할 뿐만 아니라, 깊은 산속에서 수행하는 수도인처럼 처세하면 좋다고 했다[利幽人之貞].

幽人이란 도덕적인 사람을 말하는 것이다. 행동보다는 말이 앞서고 무엇이 대의인지는 살피려 하지 않고 어느 편에 서야 자신의 영달에 이로울까 눈치만 보는 그런 사람이 아닌 것이다.歸妹는 혼인을 하는 괘이니 丁酉年 국민과 결혼할 사람은 이런 幽人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시집을 가는 것은 그 집안의 대를 이어주고 재물을 풍성하게 쌓아 奉祭祀 接賓客을 하기 위함인데, 시집온 여자가 그런 역할을 하지 못하면 이야말로 빈 광주리만 머리에 이고 있는 꼴이 되는 것이다(承筐无實).

국민과 결혼을 하였기에 평생을 홀로 살았다는 지금의 대통령의 모습이 承筐无實이 아닐까 한다.

 

움직이고 요동친다는 지괘인 重雷震 卦는 총출동하는 괘이다. 국민들이 출동하고, 잠룡으로 있던 대선주자들이 출동하니 그야말로 온 나라가 대통령 선거로 들썩거리게 되는 것이다.

2012년 대선에서는 天風姤卦를 얻어 “包有魚”라는 구절로 여성 대통령이 선출될 것을 알았다. 그런데 “不利賓”이라고 하여 객에게 맡기면 이롭지 않다는 경계사를 잊고 비선들에게 국정을 맡긴 모양새가 되었으니 이로울 리가 없는 것이다. 공자 또한 상왈에서 다시 한번 말씀하시길 “包有魚는 義不及賓也”라며 손님에게 미치면(손이 닿으면) 안 된다고 하셨다. 물고기는 손을 타면 쉬이 상하는 것인데 객들이 주물럭거리니 신선도가 떨어져서 썩게 되는 것이다. 이러니 결국은 탄핵을 맞게 된 것이다.

2017년 정유년 대통령선거 당선인은 이런 일을 반면교사 삼아 다시는 그런 일을 일삼지 않고, 국민과 결혼하였으니 어떻게 하면 국민을 행복하게 할까를 고심하는 그런 대통령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한 평생을 주역과 더불어 살았으니 모든 일들이 주역 아닌 것이 없다. 주역은 수 놀음이라고 했으니 이번 탄핵 결과를 보아도 그렇다.

“1.234.56.7”

전체 국회위원이 참여한 투표에서 1명이 회의 도중 나갔으니 1이요, 탄핵 찬성한 사람이 234명이니 234요, 반대한 사람이 56명이니 56이고, 내년이 2017년이니 7인 것이다. 참으로 우연치고는 묘하다. 2016년에 대통령 탄핵이 1에서 시작하여 7로(1,2,3,4,5,6,7) 마무리가 되니 이는 地雷復 卦 “七日來復”으로 꼭 맞아 떨어지는 것이다.!

 

수탉들은 만나면 으레 싸우려는 습성이 있다. 닭싸움의 규칙은 세밀하고도 엄격하다. 싸움 도중에 주저앉거나 또는 서 있더라도 주둥이가 땅에 닿으면 지게 된다. 싸움은 두 시간이 넘도록 계속되기도 하며, 상대가 죽어야 끝나는 경우도 있다.

 

올 해 정유년은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이기도 하다. 여야 대선 주자들이 서로 대권을 차지하려 경쟁하는 모습이 닭싸움 판의 닭들과 비슷해 보인다. 후보들은 흑색선전과 편법, 비방하는 말들이 난무하여 서로에게 상처만 입히기 보다는 진정 국민을 위하는 마음과 진솔한 자세로 정정당당하게 모든 행동을 조심스럽게 살펴서 행해야 할 것이며, 국민들 또한 어떤 후보가 과연 지난 정권의 과오를 씻어내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자질이 있는지 엄격한 잣대로 판단을 하여 귀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야 과거 정권의 우를 범하는 그런 일이 다시는 없을 것이다.

 

丁酉年은 닭의 다섯 가지 德을 본받고 다섯가지 氣를 하나로 모아, 기죽지 말고 氣를 살려, 새로 힘차게 나아가야 할 것이다! 五德은 體가 되고 五氣는 用이 되니 德을 바탕으로 氣를 살려 나아가야 할 것이다. 맹자도 뜻(덕)이 기의 장수가 되어(志氣之師) 기를 이끌며, 지대지강(至大至剛)한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잘 기른다고 하였다.

 

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고 하였으니 새로운 丁酉年에는 지난 한 해의 갈등과 원한을 씻고 화합과 상생이라는 희망을 가득안고 힘차게 출발하길 간절히 빈다.